정암 천안흥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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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남자는 성실함이 곧 생명이라고 배웠고 나이 50 넘게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처자식과 아이들에게 부족함 없고 언제든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되려고 지치고 힘들어도 달려온 것인데 그에 대한 대가가 너무나도 잔혹하네요.
바람난 아내, 대전흥신소 의뢰까지 해서 증거를 잡고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1. 퇴직금으로 시작한 사업

마흔 중반에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나오고 그동안 모아온 돈과 퇴직금을 더해 작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 국내에는 전망이 어두웠고 무엇보다 기술이 중요한 부분이라 아내도, 주변 사람들도 많이 말렸는데요.
지금은 30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 매일매일 새로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제 자랑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죠.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였을까요. 집에도 잘 못 들어오고 철야하기도 하고, 들어오더라도 매번 새벽에 들어오니 아내는 종종 외롭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부인의 마음보다는 눈앞의 성과와 실적이 중요했기 때문에 곧 내가 호강시켜 준다며 조금만 참으라고 몇번을 다독이고 넘어갔습니다.
이제는 제가 상주하지 않아도 돌아가고 여유로운 상황이 되었는데도 아내는 집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2. 밤마다 어디가?

술에 잔뜩 취해서 들어오거나 잦은 외박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동방자들이랑 놀러 온다며 1박 2일씩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만 해도 항상 저녁만큼은 다 같이 식탁에서 먹자고 약속했었는데 제가 일찍 들어와도 집에 아무도 없더군요.
하루는 아내에게 요즘 취미 생겼냐고 밤마다 어디를 가냐고 물어봤습니다.
요즘 볼링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젊은 애들이랑 매일 친다고 하더군요.

힘도 많이 들어가지 않고 건강한 취미이니 허리 다치지 않게 유의하라고만 했고 그렇게 집에서 혼자 TV를 보는 날들이 점점 늘어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연락도 없이 새벽 2시가 넘도록 들어오지 않았고 걱정되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는데 잘못 눌린 것인지 전화가 받아졌습니다.
애타게 처의 이름을 불렀지만 들려오는 것은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남성의 목소리였습니다.

3. 이 사람 설마...

결국 그날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뜬눈으로 밤을 새운 뒤에 출근했습니다.
집에 와서 아내를 질책했지만 과음해서 친구 집에서 잤다는 말뿐 아무 일도 없었다 미안하다더군요.
잦은 외박, 늦은 귀가, 남성의 목소리. 심증은 점점 커져만 가고 더 이상 와이프의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대전흥신소 의뢰를 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요즘은 영화에서 보던 분위기가 아닌 사 자격증에 전직 경찰들과 특수 요원으로 구성된 전문 인력들이 직접 합법적인 증거를 채취한다고 합니다.
검색해서 나온 곳들 중에서도 유독 사설탐정이 눈에 띄었고 전화 문의 후 대면하게 되었는데요.
시작부터 끝까지 제 이야기를 모두 듣고 상세한 플랜을 짜주시는 모습을 보며 여기라면 진실을 알아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4. 일주일간의 기다림

대전흥신소 일주일 정도 준비해 주셨고 그 다음 주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최악을 상정해도 외도라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호스트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한두 번 가본 것이 아닌지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같이 들어가고 젊은 남성과 함께 나와서 잠시 머무는 곳으로 함께 들어가는 사진까지 있었습니다.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고 있지 않기에... 그 남성에게 제가 번 돈으로 선물도 하고 만남을 지속해 오던 것이죠.

외로울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일에만 신경 쓰고 안 들어오니까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해서 외도를 하거나 업소를 다니진 않습니다.
아내에게 대전흥신소 통해 알아낸 내용들을 보여주면서 이혼하자 말하니 본인이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잠깐 미쳤었던 것 같다고 사과하더군요.
모든 정황을 확인하니 몇백만원 수준의 시계까지 이미 선물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볼 것도 없었습니다.

5. 허망하다

저는 지금껏 무엇을 위해 달려왔나 허탈한 감정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딸아이에게는 차마 외도 상대가 호스트라고 말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단순 외도라고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혼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고 지난주,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믿었던 딸은 엄마랑 사는 게 더 편하다며 저랑은 가끔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고요. 그래도 사이가 멀어진 것은 아니라서 자주 밥도 먹고 전화도 합니다.
다만 집은 좀 많이 쓸쓸해졌네요.

나는 내 가정을 위해 살았는데 누구는 소홀했고, 내 탓이라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위한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
어릴 적, 피시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몇 번 해본 이후로는 해 본 적 없던 게임도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고 있네요.
문득 쓸쓸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점점 괜찮아지겠거니 싶습니다.

6. 드리고 싶은 말씀

정말 너무나도 힘들 때는 내가 그때 용서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애초에 대전흥신소 의뢰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아침이 밝아오면 제 선택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매번 다짐하고 바로잡고 있습니다.
물론 다가올 미래가, 진실이 걱정되어 제대로 보지 않고 회피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또한 여러분의 선택이고 방법이겠지만 어찌 되었든 미련이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권장해 드리고 싶습니다.
사설탐정